현대는 왜 아슬란(ASLAN)을 단종시키지 않는가?
현대자동차가 '2017 아슬란'을 출시했다. 단종시킬 줄 알았던 현대자동차의 전륜구동 대형세단 아슬란이 2017년형으로 새롭게 단장을 했다. 전륜차 최초로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였다는 점과 연비가 10% 올랐다는 점. 그리고, 라디에이터 그릴과 뒷범퍼 하단에 크롬라인을 추가하여 ▲3.0 모던 3,825만원, ▲3.0 익스클루시브 4,260만원, ▲3.3 모던 3,990만원, ▲3.3 익스클루시브 4,540만원에 판매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금융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솔직히, 단종의 그늘이 짙었던 아슬란. 처음부터 기자와 블로거들 모두 아슬란의 판매에 대한 예측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고, 예상대로 아슬란은 아슬아슬해졌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아슬란(ASLAN)을 단종시키지 않는다. 나는 그러한 이유에 대해서 2가지로 구분지어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본다.
아슬란(ASLAN)은 두가지 목적을 위한 '버리는 카드'다.
현대자동차가 그리 바보같은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슬란은 처음부터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다. 차라리 그랜져HG 의 후속이었다면 이해되었을 정도로 고급세단이라고 하면서 전륜구동으로 내놓은 점. 모터쇼 이전부터 이미 디자인이 공개되어져서 '김빠진 맥주' 처럼 신비감이 사라져버린 점과 함께, 제네시스 같지도 않고, 그랜져도 아닌 어중간한 포지션의 아슬란. 대체 아슬란은 무엇을 위해 태어났을까?
실제로 아슬란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ASLAN 판매량(2016년)
1월 : 266대
2월 : 151대
3월 : 168대
4월 : 176대
5월 : 176대
6월 : 158대
7월 : 80대
단순히 투자한 비용이 아까워서 단종을 선언하지 않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현대자동차 아슬란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보자.
#1. 제네시스(GENESIS) 브랜드를 위한 희생양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GENESIS) 브랜드를 통해, 럭셔리 브랜드를 독립시켰다. 토요타의 렉서스(LEXUS)처럼 말이다. 하지만, 희생양이 필요했다. 중간에 어중띈 녀석을 하나 집어넣는 것이 반사이익을 보게 할 수 있는 일종의 '버리는 카드' 로 작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뭐 블러핑이 될수도 있다.
'제네시스' 가 브랜드로써 완전히 독립하기 전까지는 현대자동차에서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제네시스 브랜드를 안정적으로 런칭할까?' / '가격적으로 중간에 뭔가 아쉬워서 넘어갈만한 희생양이 필요한데, 그랜져를 희생시키기에는 아까운데..?'
즉, '아슬란' 은 잘 팔리면 좋고, 안팔려도 그만인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적 런칭을 위한 '발판' 역할을 하는'제물' 인 셈이다. 무슨 이야기인가 더 비유를 해보자면, 현대자동차의 옵션질은 포르쉐는 아직 못 따라가지만, 그래도 꽤 영악하다.
'어느정도' 옵션을 선택을 해야 주변에 체면이 서고, 각종 편의사양이 많다. 하지만, 그럴바에 풀옵션을 선택해버리면 될 일이다. 하지만, 풀옵션을 선택하면 그 윗급의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왕이면 병' 에 걸려서 높은 옵션, 고급차량을 선택하곤 한다. 아마도 현대자동차는 그런것을 노린게 아닐까? 그랜져와 제네시스 사이의 중간가격대를 할 수 있는 녀석이 필요하니 말이다. 제네시스를 빛나보일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랜져의 가격을 올릴수는 없고 말이다.
그럴싸한 '썰'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다른 이유는 또 무엇이 될 수 있을까?
#2. 플래그쉽 세단의 체면유지
제네시스가 하나의 브랜드로 독립하고 나면 현대자동차라는 이름으로 내세울 플래그쉽 세단은 '그랜져' 하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 그랜져로는 수입 플래그쉽 세단들을 방어하기에는 너무나도 나약하다. 성능상의 방어라기 보다는 그래도 '값나가는' 차가 좀 있어줘야 현대자동차가 목에 힘주기 좋다.
즉, '품위유지' 의 명분을 위해서도 아슬란의 존재 이유는 충분했던 것이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아니라 하더라도, 플래그쉽 세단 하나쯤은 있어줘야 수입자동차 브랜드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아슬란은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허수아비 왕이라도 왕은 필요했다. 그래야 다른 뭔가를 해먹기 좋거나 어린 백성들이 안심이라도 되니깐 말이다.
이미 4천만원대에서 고를 수 있는 럭셔리 혹은 플래그쉽 세단은 토요타는 아발론, 폭스바겐은 파사트, 닛산은 맥시마 이렇게 경쟁자가 이미 즐비하다. 그랜져만 갖고 이런 차들과 경쟁하기에는 '고급' 의 이미지가 아주 많이 약해졌다.
이렇게 '아슬란' 은 존재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비록, 그 자체로 '대박' 이 나지는 않은 차량이라 하더라도, 타 브랜드의 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용'. 자사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를 띄우기 위한 '제물' 이 되기 위해서 아슬란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편으로는 동정심이 더해지기도 한다. 태생적으로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면 얼마나 슬펐을까? 아. 이거 하나는 알아두어야 한다. 아슬란은 형편없는 차가 아니라는 점 말이다. 그냥 인기가 좀 없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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